환상적인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지를 밀라노에서도 갈 수 있다. 그것도 한 시간만 이동하면 되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꼬모호수를 다녀오지만 우리는 그보다 이태리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바레나 호수를 택했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고 하루동안 천국에 다녀온 느낌이었다.
1. 밀라노 중앙역에서 기차티켓 구매
바레나 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기차를 타야 한다. 우리는 지하철을 이용해 중앙역 centrale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꼬모호수가 예쁘다며 밀라노 근교 여행지로 추천을 했지만 골목 끝에 보이는 호수사진을 보고는 왠지 바레나가 더 끌렸다. 꼬모호수나 바레나 호수나 다 같은 호수이지만 바래나는 조금 더 깊게 들러가기도 하고 기차표 시간이 많지가 않다. 하루 당일치기 여행이고 해서 아마도 꼬모를 더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바레나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면 벨리지오 호수가 있다. 물론 깊게 들어갈수록 더 아름답겠지만 사실상 바레나 호수만으로도 우린 충분했다.
밀라노 중앙 기차역 열차 탑승층인 3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올라가면 티켓을 끊을 수 있는 빨간 기계가 즐비하므로 굳이 1층에서 줄 서서 끊지 않아도 된다. 밀라노 출발 VARENNA.ESINO 도착표를 7.40€(₩11.100)에 구입했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기차티켓에 시간은 적혀있지 않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탑승하면 된다. 또한 좌석도 마음대로 앉으면 된다. 현 시간으로 가장 빠른 건 12시 20분 열차여서 조금 망설였었지만 이것저것 볼거리를 보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2. 기차 탑승과 돌아오는 표 사놓기
역시 중앙역답게 여행객들로 붐비고 복잡하지만 바레나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열차 전광판에 무조건 종점인 티라노(TIRANO) 표시만 확인하면 된다. 딜레이 10분이 떴다. 그리고 난 뒤 또 딜레이 10분이 떴다. 우리는 그래도 양호한 것이 어떤 곳은 딜레이 60분이 뜨기도 한다. 열차가 도착하면 전광판에 명시된 레일에 가서 밑의 사진 속의 유럽 언니처럼 초록색 기계에 기차표를 태그 하면 된다. 좌석은 정해지지 않은 자율좌석이다.
기차가 출발한 지 30분 정도 지나니 창밖으로 호수가 그림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꼬모호수나 바레나 호수는 스위스와 접해있어서 그런지 정말 스위스에 온듯한 모습이었다. 이래서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이곳에 별장을 사는구나 납득이 되는 곳이다.
딜레이는 됐어도 정확히 1시간 후 바레나에 도착했고, 일단 우리는 사무실에 들러 나가는 기차표를 미리 예매했다. 어차피 시간이 정해진 게 아니고 막차시간 9시 35분 전까지만 숙지하고 돌아오면 된다. 후담이지만 돌아가는 기차는 40분 넘게 연착을 했다. Tip:일행이랑 같이 앉으려면 빨리 타는 게 좋다. 이태리에는 개찰구가 따로 없어 그냥 들락날락할 수 있는데 올 때처럼 역안쪽에 있는 기계에 기차티켓을 꼭 테그해야만 한다. 신기한 건 티켓검사를 기차에서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3. 꿈의 휴양지 바레나 호수에서의 시간(ft.bar Rudy)
기차에서 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왜 캐리어를 갖고 오는지 입구에서만 봐도 알 거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일정을 바레나에 며칠 여행 오는 걸로 했을 텐데 후회가 됐다. 유럽 언니들도 기차에 내리자마자 역 화장실에서 화려한 드레스로 환복을 하고선 저마다 들떠 있는 모습이다. 마치 환상의 섬에 들어가기 전의 흥분 상태라고나 할까?? 드디어 기차역을 나와 걸어가다 보니 진짜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절로 탄성이 나왔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겠지 싶었다. 호수로 점점 다가가 구름다리를 건너고 선착장에는 벨리지오로 들어가는 유람선에 탑승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를 걸어가니 또 다른 모습의 바레나가 있었다.
이 구름다리에서 풍경에 홀려 마지막 계단을 못 보고 넘어졌다. 어떻게든 카메라에 담아보겠다고 욕심부리다 생긴 사고였고 돌바닥이니 두 무릎에서는 당연히 피가 났다. 휴지로 지혈만 하고는 카페 루디에 앉아 피가 나나 살펴보는데 써빙해 주던 흑인 젊은 언니가 괜찮냐고 관심을 가져주었다. 그리고 얼마뒤 마담하고 누가 부르길래 눈을 들어보니 밴드를 내미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랑에 빠지게 된 바레나인데 더 한 스푼을 얹어 영원히 잊지 못할 곳으로 도장을 쾅 찍어 버린다. 너무 마음 씀씀이가 감사하고 고마워 나오면서 팁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현금도 없고 타이밍이 안 맞아 얼레벌레 나온 게 아직도 미안하다. 천국과도 같은 곳에서 천사를 만나 오후에 기차를 타고 나가는데 마치 한 편의 꿈을 꾼 거 같은 곳이 바레나였다.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이태리 가죽이 유명한 것을 증명하듯 가죽가방 상점들과 해변과 어울리는 옷을 판매하기도 하는 상점들이 있다. 우리는 해변 쪽에 있는 BAR RUDY로 들어가 앉아 식사를 하며 본격적으로 호수의 그림 같은 풍경과 그 해변의 분위기를 즐겼다. 그 자리에 앉아있었던 시간은 아마도 유럽여행 최고의 순간으로 손꼽힐 것이다.
이곳 루디에서 이탈리아의 만두요리 라비올리와 파스타로 식사를 하고 어김없이 식전주와 카푸치노를 함께 즐겼다.(42.50€/₩63.700) 맛도 물론 맛있었지만 분위기가 진짜 미쳤다. 내가 꿈꾸고 그려왔던 진정한 이탈리아 휴양지에 온 듯 황홀했다. 남부에 가야만 맛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밀라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는 것도 감동이고 모든 게 감사하기만 한 행복한 날을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유럽 저가항공 easy jet 이용하기. 밀라노에서 체코 프라하로 (0) | 2024.06.21 |
---|---|
15.밀라노여행 도심속 힐링의 장소 나빌리오 운하 감성맛집과 젤라토, 벼룩시장 (0) | 2024.06.19 |
13. 밀라노 두오모 광장 놀거리.먹거리.볼거리(레스토랑.옷쇼핑.젤라또) (0) | 2024.06.14 |
12.이태리 밀라노에서 안가면 땅치고 후회할 곳 Top.3(나빌리오운하,바레나호수,두오모) (0) | 2024.06.13 |
11.유럽여행 레스토랑에서 주문과 계산 에티켓(자릿세.팁.서비스비용) (1) | 2024.06.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