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빌리오는 밀라노의 여러 운하중 현재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운하 중의 하나로 두오모 성당을 지을 때 대리석이나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인공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현재는 운하 양쪽으로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있고 운하를 떠다니는 배를 보면 이태리의 베네치아를 보는 느낌이 난다.
1. 나빌리오 운하 벼룩시장
나빌리오 운하를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 폴타 제노바(Pota Genova F.S) 역에서 내리면 도보 2분 거리에 있다. 또한 트램도 이용할 수 있는 시중심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관광지이다. 우리는 우리가 묵고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도보 40분 정도 걸리는데 운동삼아 걸어 다녔었다. 평일에는 식사를 하기도 하고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기 위해 밀라노에 머무는 동안 틈 나면 들리곤 했다.
특히나 나빌리오 운하는 주말이 되면 현지인들도 주말을 즐기러 모여들기 때문에 더 활기가 있다. 주말에 열리는 꽤 큰 규모의 벼룩시장에는 구제 옷들과 구제 가죽을 쇼핑하는 재미가 솔솔 했다. 무엇보다 더 좋았던 건 LP를 파는 곳을 지날 때마다 흘러나오는 음악이 너무 좋았다. 아마도 젊었을 때부터 음악을 하셨을법한 이태리 할아버지의 멋스러움에 눈길이 자꾸 갔다. 이태리는 젊은이들보다 어르신들이 왜 그렇게 멋지시던지, 사는 멋을 아는 노부부들이 너무 부럽다는 말만 계속했던 거 같다.
2. 나빌리오 추천 레스토랑 Cafe Bar
나빌리오 운하에서 다리를 건너면 카키색깔의 어닝을 한 테라스 카페가 있다. 카페와 바와 작은 주방이 있다는 cafe bar에서 점심을 했다.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던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와 곁들인 리소토.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시켰는데 이 집 주방장이 손이 참 큰 모양이다. 음식양이 너무 후해서 1차 놀라고 맛도 있어 2차 놀라고 손님이 끊이질 않고 자리를 채우는데 3차 놀란 레스토랑이다. 맛집을 잘도 찾아온 느낌이 든 게 내내 현지인들이 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 이 레스토랑은 물분수를 계속 뿌려주어 야외 테라스에 앉아도 시원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밀라노 여행 중에 칵테일 스프리츠를 이곳에서 처음 영접하고는 반해서 여행 내내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난다. 잔잔히 흐르는 강과 쨍한 햇빛, 테라스까지 분위기가 칵테일 한잔 안 하고는 못 배길 낭만이 흐르는 곳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진짜 썸 타는 사람과 같이 갔다면 바로 1일이었을지도.
식사와 스프리츠에 커피까지 마시고는 디저트로 젤라토 먹으러 왔다. 나빌리오 운하 입구 쪽 커브를 돌면 나오는 젤라토집. 진짜 이탈리아의 젤라토는 어디를 가나 맛있어서 실패 보는 일이 없다. 유럽은 대체적으로 젤라토집에서 파는 에스프레소가 저렴한 편이다. 젤라토는 대부분 3.7€안팎인데 에스프레소 한잔 1€(₩1500)이다. 동네 안의 작은 카페들은 아메리카노 한잔에 2€(₩3.000). 3€(₩4.500)하고 크로와상이나 케이크는 보통 3~4€정도로 한국과 비슷했던 걸로 기억한다.
3. 나빌리오에서 즐기는 살라미와 와인
나빌리오는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온 사람은 없다고 이날은 와인을 한잔하러 느지막이 왔다. 야경이 예쁘다는 소문도 듣기도 했고 지난번 방문했을 때 보니 이태리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와인에 살라미를 손으로 집어먹고 있었다. 야경을 보면서 운하를 즐겨보자 하고 살라미 작은 것에 로즈와인과 스프리츠(spritz)를 시킨다는 게 spirits인 줄 알고 시켰는데 위스키가 나와버렸다. 평소 위스키는 향이 잘 안 맞아 즐기지 않는 편인데 너무 다행으로 물을 시켰더니 얼음잔이 같이 나왔다.
중요한 건 살라미 첫 영접. 살라미는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염장 건조 방식으로 만든 소시지라 한다. 빵 위에 말린 소시지를 얹고 치즈를 얹어서 먹어보고. 손으로 조물딱 현지인들처럼 흉내를 내본다. 치즈가 3종류 같이 나오는데 각각 매력이 있다. 역시 나에게 술은 분위기로 마시는 것. 그냥 그곳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낭만의 밤을 꿈꾸며 어둡기를 기다리고 기다려도 훤한 대낮 같아 포기하고 일어섰다. 집에 와보니 9시 조금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어두워지는 게 유럽의 밤이다.
유럽은 대부분 수돗물을 받아 마신다. 그래서인지 호텔을 가도 생수 한 병 놓여있질 않아 꼭 사서 다녀야 하는데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본인이 산거라도 꺼내서 마시면 안 된다. 밑에 영수증을 보면 알겠지만 생수 1병에 1.5€씩 받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병으로 된 생수를 3€ 씩 받기도 한다. 밀라노에서는 별도의 서비스 비용 없이 부가가치세가 이미 붙어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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