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요일. 드디어 유럽 한 달 살기를 끝내고 한국으로 가는 날이다. 우리가 예매했던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비행기 티켓은 독일 프랑크푸르트(FRA)로 들어오는 건 직항(LH713)이었고 한국(ICN)으로 돌아가는 티켓(LH742)은 뮌헨에서 출발해서 일본 오사카를 경유하는 항공편이었는데 돌아오는 편 항공 스케줄이 취소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1.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른 독일의 지하철
제일 먼저 독일에 도착해서 놀랐던 게 지하철이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나와 지하철 티켓을 끊으려고 지하철 안내 표지판만 보고 가다 보니 승강장에 딱 들어와 있는 것. 엥?? 이게 맞나?? 표도 없고 개찰구도 없고 그냥 바로 승강장이라니 어안이 벙벙했다. 티켓은 승강장안에서 살 수 있는 기계가 있기도 하고 독일 철도청 앱 DB(도이치 반)로 들어가서 온라인으로 살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독일은 어느 도시를 가나 개찰구가 없이 바로 승강장으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구입한 표는 밑의 사진 같은 펀칭기계에 넣었다 빼서 보관해야만 한다. 역무원들이 랜덤으로 표검사를 해서 티켓이 없으면 몇 배의 벌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펀칭기계는 트램의 경우는 트램 안에 있고, 지하철의 경우는 바깥쪽에 대부분 있다.
독일의 지하철 좌석도 너무 실용적이다. 캐리어를 옆에 놓을 수 있는 좌석이 있는가 하면 유모차 표시가 있는 곳으로 타면 패밀리좌석이 따로 있는데 대부분 맨 끝좌석을 원형소파로 만들어놓아서 통으로 가족이 다 같이 쓸 수 있게 되어있다. 언뜻 보면 어느 집 응접실 같아 보이기도 하고 참 재미있는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타고 내릴 때 직접 문을 열 수 있게 버튼이 있으니 문이 안 열리면 꼭 버튼을 눌러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지 않게 조심하자.
2. 유럽 한 달 여행 루트 짜기(in & out)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제일 먼저 결정해야 할 건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나오냐는 문제다. 속히 말해서 in과 out을 정하는 건데 우리 같은 경우엔 대충 독일의 뮌헨을 마지막 여행지로 먼저 정해놓고 가격이 제일 저렴하게 나오는 곳을 검색해 보니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저렴했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들어가는 항공편은 직항이었고 뮌헨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건 오사카를 경유하는 티켓을 99만 1400원에 구입을 해서 카드 수수료까지 100만 9천 원을 결제했다. 근데 운 좋겠도 돌아오는 경유 항공편이 아예 취소가 되어서 원하는 날짜에 직항으로 올 수 있는 티켓으로 바꿔준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날짜를 변경해서 직항으로 들어올 수 있는 횡재를 했다.
그렇게 해서 계획을 세운 일정은 인천공항 루프트한자 항공/5월 28일 pm12시 25분 출발>>>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입국/5월 28일 pm6시 40분 도착 12시간 반 소요 (2박 3일) >>> 기차이동(4시간 소요)>>> 스위스 취리히(1박 2일) >>> flix bus(4시간 소요) >>> 이탈리아 밀라노(6박 7일) >>> easy jet 비행기 (1시간 10분 소요)>>> 체코 프라하(7박 8일) >>> flix bus(4시간 30분) >>> 독일 뉘른베르크(7박 8일) >>> flix bus(3시간) >>> 독일 뮌헨(3박 4일) >>> 지하철 >>> 뮌헨 공항 루프트한자항공 6월 24일 pm3시 50분 출발 >>> 인천공항 6월 25일 am9시 55분 도착
특이점은 독일과 한국과의 시차는 독일이 7시간 느리기 때문에 독일로 입국날은 당일 출발 당일 도착하게 되어 하루를 벌었다면 돌아오는 날은 반대로 하루를 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유럽 내에서는 어느 나라를 가도 시차는 없다.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물어오는 질문은 어디가 제일 좋았어? 였다. 나의 취향은 멋과 낭만이 내 취향이었던 밀라노였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을 마치고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체코를 4일 정도로 일정을 짜고 이탈리아 꼬모호수에서 3일 머물렀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마음이 든다. 이유를 묻자면 체코가 물가가 싸다고 해서 경비를 세이브할 겸 1주일 계획했었는데 사실 저렴한 건지도 모르겠고(교통비 빼고는 식비는 밀라노랑 똑같았음) 프라하성 이외에는 더 갈 곳도 없고, 불친절하기도 해서 한 번으로 끝이다라는 생각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여행지인 건 확실하다. 반면 꼬모 바레나 호수를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온 게 아쉬운 마음이 큰 것도 있다. 3일 정도 휴양하기 너무 좋은 곳이라는 걸 가보고야 알았다.
또 프랑스는 왜 안 갔냐고 많이들 묻는데 바로 얼마 전에 프랑스 다녀온 조카가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는데 에펠탑 앞 공원에 다니는 mouse의 모습을 보고 망설임 없이 일정에서 아웃시켰다. 사실 그 동영상을 보지도 못하고 말만 듣고도 포기할 정도로 극혐 하기 때문이다.
3. 뮌헨 공항 out. 루프트한자 항공 식사
뮌헨 국제공항은 두 건물로 나누어져 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곳이 두 건물 사이를 잇는 광장이다. 규모도 크지만 깨끗하기도 하다. 지하철역 Munchen Flughafen에서 올라와 이 광장을 지나 또 다른 건물이 루프트한자 항공 수속하는 곳이다. 유럽의 입국 수속은 모두 셀프로 이루어진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난 처음 유럽에서 접했어서 신기해했었다. 체크인은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고 캐리어는 무게를 잘 맞추어 가면 편하다. 참고로 유럽은 화장실도 유료가 많지만 공항 내 무게를 재 볼 수 있는 저울도 1유로를 받는다는 게 신기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셀프 체크인 시 짐을 올려놓을 때는 가방 위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지난 여행의 흔적은 모두 떼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오류가 뜬다. 사용한 캐리어 위의 스티커 제거는 꼭 명심하자.
우린 여행 중에 기념품으로 샀던 엽서를 보내기 위해 여행 내내 우체국을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정말 다행히도 뮌헨 공항에서 보낼 수 있었다. 뮌헨의 우체국은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은 아니었고 작은 문구점 느낌이었다. 우표 한 장에 3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친구들에게서 고맙다는 연락을 받은 건 보낸 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친구들이 오랜만의 손편지라서 그런지 좋아해 줘서 참 잘했구나 싶기도 하고 나로서도 여행은 이미 한 달 전에 끝났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다시 연결이 되는 느낌이 좋았다.
공항 슈퍼에서 못 샀던 하리보도 좀 챙기고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프레첼과 함께 커피로 간단한 요기를 했다. 비행기 탑승 후 약간의 텀이 있은 후에 식사가 제공되기 때문에 꼭 미리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한다. 우리에겐 11시간이라는 또 한 번의 긴 비행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루프트한자는 총 두 번의 식사와 중간중간 간식으로 스낵이 제공되는데 저녁 식사는 전채요리로 샐러드와 메인요리는 소불고기와 토마토 라비올리 중에 한 가지를 택할 수 있다. 디저트로는 과일이 제공된다. 아침 메뉴는 과일 요구르트와 스크램블드 에그, 그리고 초콜릿이 제공된다. 음료의 종류는 미네랄워터. 탄산음료. 스파클링 와인.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독일맥주. 위스키. 시즌칵테일. 커피와 차를 제공하고 있다.
11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영화를 몇 편 보다가 밤이 되면 잠을 조금 자고, 한국 오전 시간대에 도착해서 시차로 어려움도 없이 잘 적응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인데 며칠 또 고생을 하겠지 싶다. 일단 자리에 앉아 슬리퍼로 갈아 신고 이어폰 한쪽 다리를 꺾어서 모니터에 꽂아주고 영화 리스트를 탐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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