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독일 뉘른베르크 찐 현지인 숙소 에어비앤비.프렌치 레스토랑 OGGI
독일 뉘른베르크의 8일 동안의 여정중 첫 번째 숙소 the niu leo호텔은 4일만이 예약 가능했고 부득이하게 다른 곳을 알아봐야 했다. 그렇게 해서 가게 된 곳이 독일인이 거주하는 동네에 전형적인 가정집으로 호기심반 예약을 했다. 이제껏 다니던 길의 반대 방향으로 다니다 보니 우연히 만나게 된 프렌치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다.
1. 프렌치 레스토랑 OGGI
4일 동안 묵었던 호텔에서부터 뉘른베르크 성곽 안으로 들어오는 길은 터키마을이었다면 이번엔 찐 독일인들의 가정집이 있는 동네이다. 성곽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서 반대로 북쪽으로 넘어간 샘인데 또 다른 느낌의 길이 펼쳐졌다. 같은 성곽 안이어도 성곽 남쪽은 쇼핑거리부터 먹거리가 많았다면 이 북쪽 동네는 조용하면서 더 예술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곳이라 예술괴 문학의 도시라는 게 느껴졌다. 그런 길 사이에 빨간 테이블보를 깔아 둔 예쁜 프렌치 레스토랑이 눈길을 끌어 자리에 앉았다. 저녁시간대라 그런지 안의 정원부터 실내좌석은 이미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길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는 것도 오히려 좋았다.
유럽은 어디든 자리만 있으면 이렇게 테이블에 의자를 펼쳐 놓는데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게 부러울 따름이다. 이런 도시는 한적해서 매연도 없고 해서 이런 게 가능하겠지 했지만 후에 뮌헨을 가보니 큰 4차선 대로변에 차와 트램이 지나다니고 오고 가는 수많은 행인들에 붐비고 정신없는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테이블과 의자는 길가에 나와 있었다.
구찌 인가 싶어 다시 본 레스토랑 이름은 OGGI라는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다음날 오전 우연히 사장님 부부가 손 꼭 잡고 출근하는 걸 보면서 이런 중세 건물사이 골목길에 앉아있는 게 여행으로 잠깐 머무르니 낭만이고, 감성이고 하지 이 사람들 또한 우리와 별 다를 거 없는 일상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일상이 아닌 다른 환경에 있는 게 여행의 맛일 테고 또다시 돌아가 또 집중해서 일할곳이 있다는 거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건 그렇고 이 레스토랑에서 구운 새우 샐러드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게 싱싱하고 통통한 불맛 제대로 나는 새우가 정말 맛있었다. 파스타도 평소에 토마토소스보다는 까르보나라를 선호하는 편인데 오랜만에 맛있는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만나 기분 좋았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하지만 이내 직원의 순간 실수로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 이 레스토랑에는 동양인은 우리와 옆테이블의 중국분 두 명뿐이었다. 잠시 후 옆테이블에서 먼저 계산을 하겠다며 손을 드니 잠시 후 웨이트리스가 계산서를 우리 테이블에 놓는 게 아닌가?? 또 왜 하필 옆 좌석에 앉았는지 모르겠지만 나잇대로 정말 다르고 스타일도 완전히 다른데 그들 눈에는 동양인은 다 비슷하게 보이는 게 맞나 보구나 하는 현타가 확 오는 순간이었다. 우리 눈에는 아시아인이라도 나라마다 이렇게나 명확하게 다른데 말이다. 말은 못 하고 그저 삐쭉.
화이트와인 7€. 맥주 5€. 파스타 12.50€. 새우 샐러드 13.90€. 부가가치세 19% 6.05€. Total 37.90€. 그러고 보니 서비스요금이나 팁은 터키만큼 따로 권유하지 않아 계산할 때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유독 터키만이 팁에 대한 노골적인 집착이 심했던 기억이다.
2. 중세시대의 우물이 남아 있는 곳
좀 전에도 언급했듯이 구시가지에는 관광지만 있는 게 아니다. 올드타운 중앙역의 반대쪽인 북쪽으로 올라오니 조용한 주거지가 있었다. 실 거주지라서 그런지 관광객도 전혀 보이지 않고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우리도 주민들께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거리를 거닐다 보니 화가의 집이라고 쓰여있는 명패에 작은 뮤지엄들까지 정말 아기자기 그림엽서처럼 예쁜 거리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구시가지의 관광 포인트만 찾아다닐게 아니라 이런 소소한 동네도 돌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3. 뉘른베르크 klinikum nord의 에어비앤비 루슬란(Ruslan)의 집
구시가지에서 위 사진의 터널을 지나 나오면 찐 독일인의 주거지인 동네가 나온다.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는 klinikum(u3라인)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가면 찾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고 주변에 뉘른베르크 종합병원이 있는 조용한 동네이다. (Friedrich-Ebert Platz역도 이용 가능) 구시가지도 걸어서 다닐 수 있어 위치가 정말 좋다. 캐리어만 없다면 지금까지 4박 5일 동안 묵었던 호텔에서 구시가지를 관통해 남에서 북으로 걸어 올라오면 되지만 지하철을 이용해서 오는 게 편하다. 평소 독일인들의 실 주거지 내부가 궁금했던 터라 남은 3일의 숙박이 더 기대가 됐다.
호스트 루슬란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은 80년대생이라서 그런지 집 은 나무계단이 걸을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옛날 건물이지만 내부는 깔끔하면서 심플하게 꾸며놓았다. 1층 열쇠박스에서 열쇠를 꺼내 현관문을 열면 나무계단이 나온다. 참고로 현관문은 안에서는 열쇠 없이 그냥 열고 나올 수 있지만 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잠기기 때문에 밖으로 나와야 할 때는 꼭 열쇠를 소지해야 한다. 현관옆에 분리수거통이 있어서 오며 가며 쓰레기 버리기에도 편리하다. 1층과 2층은 가정집인듯했고 우리가 묵을 곳인 3층으로 올라가면 문이 오픈되어 있고 긴 복도에 두 개의 방과 같이 사용하는 욕실이 있었다. 유럽은 욕실이 방만큼 넓어서 세탁기와 건조대까지 다 사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어 좋다. 첫날 샤워할 때는 당황스럽게도 물이 잘 안 내려가서 물이 넘칠까 걱정했는데 문자를 넣았더니 호스트가 바로 조치를 해 놓으셨다.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3층의 다락방 같은 곳이 게스트룸인데 실제 들어가도 양쪽으로 기둥이 있는 모습이 다락방 같아 꼭 독일 할머니네 놀러 온 느낌이 드는 방이다. 물론 엘리베이터는 없다. 부딪칠 일은 없었지만 옆방은 둘째 날 배낭 여행객인 듯 오자마자 빨래를 널어놓더니만 이틀 묵고 아침 일찍 퇴실을 해버렸다. 동네에는 아시아 마켓과 독일 대형슈퍼 REWE도 있고 생필품과 화장품도 살 수 있는 gm이 있어 편리하기도 한 숙소였다. 유럽 여행 중 밀라노에 이어 독일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묵은 유럽 현지인의 집이었는데 재밌기도 하면서 색다른 경험이었던 게 호텔 하고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진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기분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